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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다방, 마담(Madam)과 레지(Lady), 그리고 커피 이야기

by 최소귀녀 2025.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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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60~70대가 된 분들이라면, '다방'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마음 한켠이 찡해지지 않을까요? 그 시절의 다방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낭만이 있었고, 자존심이 있었고, 사랑과 이별이 교차하는 공간이었죠. 국가대표 축구 경기를 단체 관람하던 곳이기도 하고, 직장인의 숨돌림처, 대학생들의 만남의 장소, 그리고 동네 한량들의 아지트였습니다.

낭만과 청춘이 피어나던 ‘그 곳’

1945년 해방 무렵, 서울에 불과 60여 개였던 다방은 1950년대 말에 이르러 1,200개로 늘어났고, 이후 30년간 대한민국의 청춘문화와 어른들의 삶을 함께했습니다.

가끔 열리는 국가대표 축구 경기의 단체 관람 장이기도 했으며,
그 당시 다방은 ‘한국적 명물’로 어른들의 사랑방, 대학생들의 만남의 방,직장인의 휴식 공간, 동네 한량(閑良)들의 Hideout(아지트)였으며, date(데이트)와 맞선 공간, 가짜 시계등이 거래되는 상거래 공간, 음악감상 공간 등, '거리의 휴게실(休憩室)'이자 만남의 장소 역할을 톡톡히 했다.​

부산 광복동과 남포동, 대구의 반월당과 동성로 주변, 읍내의 골목골목까지. 우후죽순 생겨난 다방 속 작은 부스에는 DJ가 앉아 송창식의 ‘고래사냥’이나 금추자의 구슬픈 노래를 틀어주곤 했습니다. “양복점 이사장님, 카운터로 전화 왔습니다!”라는 익숙한 방송도 들리던 시절이었죠.

👗 마담과 레지, 그리고 커피 한 잔

도심을 벗어난 다방에는 ‘마담’이 카운터를 지키고, ‘레지(lady)’라 불리던 아가씨들이 다정히 커피를 날랐습니다. 손님이 들어오면 경쟁하듯 환하게 웃으며 맞이하고, 자리에 앉으면 어느새 옆자리에 살포시 앉아 농담도 건넸습니다.

“커피 한 잔 가져와.”
“저도 한 잔 하면 안 될까요?”
이 대화 속에선 “NO”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우리 쌍화차 한 잔 더해요?”라는 고단가 메뉴가 자연스레 등장했고, 그것조차 손님의 기분 좋은 허세로 받아들여졌죠.

☕ 커피 한 잔에 담긴 그 시절의 감성

그때의 커피는 이름도 없이 그냥 ‘커피’였지만, 그 한 잔엔 마음을 적시는 감성과 기분 좋은 설렘이 담겨 있었습니다. 에스프레소도, 아메리카노도, 라떼도 없던 시절. 달달한 믹스커피에 때론 노른자를 풀어 넣어 ‘모닝커피’라며 마시던 그 맛을 기억하시나요?

오늘날 다양한 커피 메뉴가 있는 카페에서 우리는 그저 '커피 한 잔'의 감성을 찾을 수 있을까요?

다방이 아닌 요즘의 커피 전문점 ‘cafe'

coffee 메뉴판을 보면 커피 종류가 다양하고, 그 이름이 하나같이 복잡하고 어렵다

Espresso(에스프레소)는 ‘진한 커피’로,
Americano(아메리카노)는 ‘연한 커피’로,
Caffe Latte(카페라떼)는 ‘우유 커피’로,
Cappuccino(카푸치노)는 ‘거품 커피’ 등으로 불러지면 좋을 텐데....!​

다방에서 Café로, 세월 따라 이름도 변해감에 따라, 한 때 옛날 다방을 주름잡던 청춘에게 나이만큼 서글픔이 몰려온다.

커피 꽃, 그리고 그리움

커피나무는 해발 8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자라며, 1년에 6,000송이 넘는 새하얀 꽃을 피워냅니다. 그 꽃말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이처럼 커피 한 잔에도 꽃향기처럼 스며드는 그 시절의 추억이 있습니다. 미니스커트를 입고 아양 떨던 미스 박, 카운터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풍기던 김 마담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 그 시절을 기억하는 우리

다방은 사라졌지만, 그 공간에서의 감정과 이야기들은 여전히 우리 마음 속 어딘가에 남아 있습니다. 누군가에겐 첫사랑의 장소, 누군가에겐 인생의 전환점이 된 곳.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도, 다방에서의 한 조각 추억을 간직하고 계신가요?

이번 한 주도, 그때 그 커피 한 잔처럼 따뜻하고 낭만 가득하게 시작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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